정헌철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수력처, 인력양성소 역할 및 연구개발 추진해 나갈 것”
정헌철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수력처, 인력양성소 역할 및 연구개발 추진해 나갈 것”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8.08.3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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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없고 비용만 초래하는 댐관리 일원화 ‘기능조정’
세계 최고 기술력과 건설노하우 갖춘 수력·양수발전
정헌철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정헌철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장.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력을 생산한 발전기는 물을 이용한 수차를 이용한 발전이었다. 1887년 경복궁 안 건청궁을 밝힌 백열등을 점화하기 위해 경복궁 안 향원정 연못에서 물을 끌어올려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해냈다.

국내에서는 1930년에 최초로 화석연료발전인 당인리발전소가 문을 연 이래, 1931년에 수력발전설비로는 처음으로 운암수력발전소가 준공됐다. 이후 운암수력은 설비노후화로 1985년 폐쇄됐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수력발전은 1937년에 준공된 보성강수력발전이다.

정부는 신재생 및 가스발전의 비중을 늘려 친환경 에너지믹스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원인 풍력·태양광을 통한 발전설비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추세며, 지난해 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2GW의 양수발전 건설이 포함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은 한강수계의 화천·춘천·의암·청평·팔당댐 등을 비롯한 10개의 수력발전용 댐과 청평·삼랑진·청송·산청·양양·무주·예천 7개 양수발전을 운용하고 있다.

수력발전용 댐은 전력생산 외에도 용수공급 및 홍수조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양수발전은 전력피크시 3분여 만에 전력을 공급해 ‘3분 대기조’로 통한다.

하지만 한수원 수력발전용 댐은 지난 1984년부터 공공기관 기능조정 및 댐관리 일원화로 한국수자원공사와 오랜 진통을 겪는 부분 중 하나다.

정헌철 한수원 수력처장은 “수자원공사가 소유권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용수공급이 늘어나거나 홍수조절 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70여년이라는 오랜기간 한강수계의 5개 댐을 운영해 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한수원이 다목적댐을 통합운영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득보다 실이 많은 기능조정
우리나라 댐 관리는 크게 4개 기관이 관리하고 있다. 발전용댐은 한수원에서 운영을 맡고 있으며, 홍수기능조절 다목적댐은 한국수자원공사, 농업용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맡고 있으며, 그 외 용수공급용 등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댐들이 있다.

수력발전은 ▲일반수력 ▲양수 ▲소수력으로 나눠진다. 한전 전력통계속보(2015년 12월 기준)에 의하면 국내 총 수력발전 설비용량은 총 6,471MW로 전체 발전원별 설비용량의 6.6%에 차지하고 있다.

한수원은 전체 수력발전 설비의 82%를 운영 중이며, 이중 수력발전 비중이 9.2%를, 양수가 72.6%를 차지한다(2016년 1월 기준).

한수원의 한강수계 발전용댐들은 건설시에는 발전을 위한 단일목적으로 건설됐으나, 지난 1974년부터 제한수위를 두고 수도권 홍수조절 목적도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1999년부터 국무총리실 지시에 따라 국토부 주관의 댐관리 일원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용수공급과 홍수조절을 우선으로 해 다목적댐과 연계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청평수력발전소 전경.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청평수력발전소 전경.

특히 한강수계의 발전용댐들은 용수공급 측면에서 한수원이 지금껏 무료로 공급돼 왔지만, 기능조정에 따른 댐관리 일원화로 수공이 전체를 운영하게 된다면 물값 상승은 물론 유지보수 업무를 위한 비용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수자원공사는 충주댐과 소양강댐에서 공급하는 수량에 대해 수도권 지자체로부터 용수원수료를 받고 있다. 물관리 측면에서 팔당댐 등 한수원의 발전용댐을 수자원공사가 가져가 다목적댐으로 전환된다면 관련 지자체들의 물값상승을 초래하게 될 것은 자명하며, 이는 곧 국민들의 부담으로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자원공사에서 주장한 홍수기 동안 춘천·의암·청평댐 수위를 홍수기 4m 낮춰 운영하는 방안은 이미 2001년부터 하천법 및 댐보연계운영규정에 따라 긴급한 상황발생시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지시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제도화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수공으로 일원화가 돼야만 가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현행법과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춘천·의암·청평댐의 수위를 4m 낮추게 되면 70여년간 제한수위와 만수위 사이의 수위를 생활권으로 삼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파괴되고 생계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가평·춘천시 등은 취수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바, 이런 이유로 긴급상황 발생시에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헌철 한수원 수력처장은 “수력발전은 온도와 압력이 화력이나 원자력에 비해 높지 않다고 해서 쉽게 생각할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수자원공사는 국내 전력계통에서 수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가며 한수원의 발전용댐을 수공으로의 일원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소양강댐, 충주댐 등 다목적댐들의 가장 큰 편익이 전력생산에 의한 수력발전 편익이다. 수자원공사가 발전사업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주장하는 논리라면 설득력이 있을 수 있지만, 다목적댐에서 수력발전사업에 의한 편익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자원공사가 그런 주장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주장인가?”라고 말했다.

양수발전, 비상전원·지역경제 활성화로 상생의 예
양수발전은 수력발전 방식의 하나로 발전소보다 높은 위치의 상부댐을 만들어 많은 양의 물을 저장시켜 전력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한다.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에 저장하고 갑작스럽게 전력수요가 증가할 경우 짧은 시간에 전력을 생산해 냄으로써 비상전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양수발전은 전력을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경제적이고 기동성이 타 에너지원 발전설비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전력계통의 전압과 주파수 조절을 하며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해 예비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졌으며,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비상전원의 필요성이 중요한 한해였다는 분석이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양수발전은 높은 위치에 상부댐을 두고 있어 지형적으로도 관광시설로의 활용성이 높아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며 “또 사업자지원금이나 지역지원금 등을 통한 지자체의 세수확보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일거양득을 가져다 주는 발전시설”이라고 말했다.

하부댐에 물을 가둬두고 갈수기에는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역할도 하는 터라 지역과의 공동성장하는 상생의 좋은 예라는 평가다.

한수원은 청평·삼랑진·청송·산청·양양·무주·예천 7개 양수발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청평양수와 무주양수는 관광산업과 경제활성화에 한몫을 해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향후 양수 2GW의 신규 양수발전 계획이 포함돼 있다.

양수발전은 환경파괴가 적다는 게 가장 특히 메리트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한수원 수력처는 현재 10곳에 대한 양수발전 조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종 3곳의 최적부지를 선정해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9차 전력수급계획시 건설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력발전 기술력으로 해외사업 주도
한수원은 올해 2월 30MW 규모의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소를 준공했다. 한수원이 해외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한 것은 처음이다.

한수원은 올해 2월 30MW 규모의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용 댐을 준공했다.
한수원은 올해 2월 30MW 규모의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용 댐을 준공했다.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소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950km 떨어진 다출라 지역에 건설됐다. 네팔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976MW. 차멜리야 수력발전소는 약 3%의 전력을 공급한다. 차멜리야 수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한수원과 국내 중소기업인 화천플랜트, 세안이엔씨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9년 5월 건설에 착수했으며 9년만에 결실을 거뒀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한수원 수력처는 국내 수력발전 및 양수발전의 건설 및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며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용 댐 건설 준공은 한수원의 기술력을 전세계적으로 입증하고 보다 많은 해외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팔은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정전이 잦은 국가다. 발전소가 건립된 다출라 지역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집이 대다수일 정도로 에너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수원의 차멜리야 수력발전 댐 준공으로 원활한 전력공급이 가능해져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네팔 북서지역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이며 우리나라와 네팔 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인력양성·교육·훈련·연구개발 추진
한수원 수력발전용 댐은 2007년부터 시작된 현대화사업을 통해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내년부터는 화천댐에 대한 현대화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한수원 수력처가 수력·양수발전의 인력양성소 역할은 물론 건설 노하우와 기술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한수원 수력처가 수력·양수발전의 인력양성소 역할은 물론 건설 노하우와 기술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현대화사업을 통해 터빈뿐만 아니라 윤활유를 친환경으로 바꿔 환경오염을 최소화시켰다. 또 기존 발전보다 효율이 2~3% 늘어나 경제적인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규로 건설될 양수발전시설 건설에 앞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양수발전시설이 친환경적이고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설비로 변모한다 하더라도 건설 초기에는 지역적인 민원이나 갈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수력처에서는 초기에 지역수용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용역이 마무리되면 해당 시군의회 및 지역주민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나가면서 수용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과의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며, 일례로 예천양수와 청송양수는 지자체에서 먼저 요청을 해 양수발전시설을 건설하게 된 예라고 부연했다.

전력수요가 많고 지리적으로 고립된 전력계통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나 일본은 양수발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보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비상상황시 3분이내에 전력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것이 양수발전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화두가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온난화를 줄여나가는데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수력 및 양수발전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믹스 전환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는 발전시설에 속한다.

정헌철 수력처장은 “한수원 수력처는 앞으로 일반 수력발전은 해외사업을 개발하는 인력양성소의 역할을, 양수발전은 향후 건설될 국내 양수발전에 대한 건설 노하우와 시운전 및 기술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남북경협이 점차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향후 북한의 수력자원에 대한 성능개선 사업이 추진될 시에 한국수력원자력 수력처는 이에 필요한 인력양성 역할까지 맡게 될 것으로 예상돼 한층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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