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 기자재 공급 예정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사물인터넷·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을 집약한 디지털솔루션으로 에너지 효율화와 공정자동화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슈나이더일렉트릭이 비즈니스 구조를 크게 3개 부문으로 단순화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인더스트리얼 오토메이션과 에너지 매니지먼트·서비스로 나뉜 조직 안에는 세부 영역별로 각각의 사업부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에너지 매니지먼트부문은 파워시스템사업부·디지털에너지사업부 등 산업분야별 에너지관리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5개 사업부로 구성됐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이번 조직개편은 사업부문 간 시너지 극대화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정책이 에너지효율 향상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방점을 두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려는 의지도 내포돼 있다.
특히 현재 정부가 마련 중인 국가에너지효율 혁신전략 방안과 슈나이더일렉트릭의 비즈니스 모델이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직변화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올해 전력 소비량이 많은 빌딩·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고압부문의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조직 내에서 고압부문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곳은 파워시스템사업부다.
파워시스템사업부는 기존 에너지사업부를 개편한 조직으로 주요 업무분야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눈에 띄는 변화는 전통적인 EPC·정유·가스 분야 사업 이외에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점이다. 또 지능형 배전반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할 합작법인 설립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승현 슈나이더일렉트릭 파워시스템사업부 본부장은 “중·고압부문에서 확보한 경쟁력 있는 아이템과 솔루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올해 관심을 갖고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태양광과 풍력”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안정화 솔루션 지원
슈나이더일렉트릭이 태양광과 풍력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은 2030년까지 47GW 규모의 신규 설비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해 2GW 정도 새로 설치됐으니 앞으로 45GW 가량의 신규 시장이 남아있는 셈이다.
최승현 본부장은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변전소에 쓰이는 수배전반이나 스위치기어·변압기 등 대부분의 기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사업은 E-House 개념으로 컨테이너박스에 변압기·인버터·스위치기어 등을 시스템화해 공급하는 것”이라며 “파워시스템사업부에서는 개별 제품을 별도로 공급하는 한편 태양광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이 각각의 수배전반으로 나갈 때 어느 쪽으로 커넥션할지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일종의 전력관리시스템(PMS)도 함께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이 같은 기자재 공급 이외에도 통합 에너지관리 솔루션인 에코스트럭처를 통해 생산된 전력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력계통에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최 본부장은 “태양광·풍력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15~20년의 운영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전력계통 안정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자재와 솔루션을 통해 사업 전체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풍력사업의 경우 지난해 이미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결정돼 시장 확대 가능성이 밝은 상황”이라며 “대만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수배전반을 포함한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예정돼 있고 올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슈나이더-KTE’ 합작법인 올해 상반기 설립
슈나이더일렉트릭의 파워시스템사업부는 B2B 형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변압기를 비롯해 수배전반·스위치기어 등의 고압부문 제품을 프로세스 플랜트나 오일·가스 플랜트 분야에 공급하고 있다. 보호계전기·차단기 등의 단품도 주요 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석탄발전과 LNG복합발전에 들어가는 전력 기자재 공급은 물론 스마트그리드·마이크로그리드 등의 전력망 비즈니스도 펼치고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스마트그리드 구현을 위한 핵심 솔루션인 배전관리시스템(ADMS)을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을 비롯해 프랑스·호주·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설립 예정인 ‘슈나이더-KTE’ 합작법인은 국내 중저압 배전반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슈나이더일렉트릭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최 본부장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고 부산 녹산공단 내에 생산기지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국내에 배전반 생산라인을 둠으로써 고객들이 보다 빠르게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고객만족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유·가스 분야 대기업들의 대규모 시설투자와 대형 건설사들의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