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저우 저우 IHS마킷 전무] “한국 재생에너지 목표, 실현 가능한 적정 수준”
[인터뷰-시저우 저우 IHS마킷 전무] “한국 재생에너지 목표, 실현 가능한 적정 수준”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9.06.10 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 국가 재생에너지 목표치 평균 규모
경제성·지속가능성·신뢰성 삼박자 맞춰야
시저우 저우 IHS마킷 아태지역 전력·가스·석탄·재생에너지부문 전무
시저우 저우 IHS마킷 아태지역 전력·가스·석탄·재생에너지부문 전무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2040년 30~35%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목표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정한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전력·가스·석탄·재생에너지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시저우 저우 전무는 저탄소 기반의 글로벌 에너지전환 흐름과 큰 틀에서 일치하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에너지전환 정책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저우 저우 전무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해당 국가의 전력시장 구조와 깊은 연관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수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관련 기술력을 키워 발전단가를 낮추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태국, 한국보다 공격적… 2021년 40% 목표
시저우 저우 전무는 글로벌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지역으로 유럽연합을 꼽았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저탄소 에너지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저탄소 에너지정책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우 전무는 “아시아 국가 중에 눈에 띄는 곳은 태국으로 현재 10%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1년까지 40%로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보다 공격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현재 20%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 25%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일본은 현재 10%가 채 안 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25% 수준으로 늘리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이 극히 미미한 수준인 UAE 정부도 2050년까지 45%로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에너지전환 성패 ‘국민 수용성’ 관건
저우 전무는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경제성 ▲지속가능성 ▲신뢰성 등 세 가지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은 발전단가가 싼 원자력과 석탄을 중심으로 에너지믹스가 이뤄져 있다”며 “에너지전환을 위해선 재생에너지와 LNG발전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 상승을 누가 부담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베이징의 경우 석탄발전으로 인해 대기오염이 심각해져 LNG발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발전단가 상승으로 전기요금이 올랐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큰 저항 없이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요금 상승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베이징뿐만 아니라 동부 연안 지역인 상하이·광저우에 거주하는 시민들 역시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위해선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

저우 전무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신뢰성 제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대만의 경우 한국처럼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 2017년 하계피크 때 예비력이 1~2% 수준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당시 LNG 파이프라인에 문제가 발생해 LNG발전소가 멈추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로 이어졌다”고 예비력 확보에 필요한 백업전원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2050년 신규 풍력설비 2,600GW 전망
저우 전무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향후 풍력과 태양광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전력수요는 지금보다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12.6TW 규모의 추가 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2.6TW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정도로 전망되는데 대부분 풍력과 태양광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풍력은 12.6TW 중 21% 수준인 2,600GW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당부분 육상풍력 개발로 채워질 전망”이라며 “육상풍력의 경우 개발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이 많은 반면 해상풍력은 유럽·중국·대만 등 제한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2050년까지 약 400GW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우 전무는 풍력과 태양광이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면서 기술수준이 높아져 발전단가 또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