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파워] 대한민국은 지금 에너지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있다. 과거 에너지정책 목표는 안정적이고 값싼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환경보호와 기후환경 대응 문제가 대두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전환이라는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는 주로 사업자가 임야에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을 설치하는 것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산림훼손, 산사태, 주민반대 등 부작용이 불거졌다. 이에 정부는 산지전용기준 강화 등 무분별한 설치를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했으나 주민들의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은 곳도 있다.
하지만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등 아름다운 자연은 우리 미래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중요한 자산이고 재생에너지가 이를 궁극적으로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은 모두 동의할 것이다.
지난 6월 정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에너지전환사업을 본격화했다. 골자는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 에너지믹스 전환 등이다. 그중 원전의 점진적 감축과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은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림훼손으로 인한 자연재해다. 자연을 파괴하는데 친환경에너지라고 불릴 수 있을까. 무분별한 태양광발전사업을 통해 자연경관을 해치는가 하면 산사태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태양광을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구조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이는 재생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경우 공공기관을 떠나 민간에서도 자체적으로 유휴부지인 지붕, BIPV 등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 건축물에 구조물을 덧입히는 형식이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건축물에 있어서도 미관을 함께 고려할 수 있어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실례로 프랑스는 대형할인마트 카지노(Casino) 주차장 지붕태양광 구조물을 목재로 설치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구조물이 철제로 이뤄져 있어서 다소 삭막할 수 있으나 프랑스는 목재를 채택함으로써 친근감 있고 시각적으로도 편안함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이런 변화의 물결에 따라 공공부지나 유휴부지에만 한정하지 않고 민간부지인 유통센터들의 지붕을 활용한 발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전국 롯데마트 옥상부지 20여 개소에 태양광을 설치해 20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공공-민간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의 사업대상 점포는 롯데마트 동두천점, 삼양점 등 전국 20여 개 점이다. 발전용량은 총 4.2MW로 연평균 499만7,136kWh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배출 없이 1,348가구의 전력공급이 가능한 수치다.
도심에 위치한 롯데마트 옥상주차장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함에 따라 에너지소모율이 높은 도심의 에너지자립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마트를 방문한 고객들은 차량 가림막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받고,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발전소 수익을 다시 친환경에너지에 투입하는 등 공사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트 옥상주차장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겠다는 사회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이자 미래를 위한 실천이다. 전국의 많은 건물 지붕·옥상에 ‘햇빛지붕’이 설치될 수 있도록 서울에너지공사는 앞으로도 공공-민간의 협력을 통한 친환경 청정에너지 생산과 확대·보급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