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장마는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늦고 39년 만에 7월 들어 시작되는 지각장마에 해당한다. 기온은 평년보다 더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최근 5년 가장 더웠던 2018년 여름에 버금가는 폭염이 예상된다.
2018년 여름의 경우 폭염 일수가 31.4일, 열대야 일수는 17.7일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최대 전력수요는 7월 24일 9만2,480MW까지 치솟아 전력예비율 또한 한 자릿수인 7.7%까지 떨어졌다.
전력당국은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9만1,000~9만4,400MW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인 8만9,100MW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산업부문 생산증가와 기상영향이 올여름 전력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중요한 것은 전력수요에 대비한 공급능력이 얼마나 안정적인가 한 점이다. 전력당국은 최대 전력수요가 예상되는 8월 2주차 피크시기 공급능력이 9만9,200MW 정도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예비력 4,800MW로 예비율이 5.1%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전력경보가 발령될 수준은 아니다.
예비력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7월 4주 피크시기 전력공급능력은 9만7,200MW 수준이 전망된다. 이 경우 예비력이 4,000MW 수준까지 낮아져 4% 초반의 예비율을 나타낼 수도 있다.
올 여름철 전체 공급능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차이가 있다면 원전 공급능력이 2,000MW 가량 줄었다는 점이다.
원전 설비용량은 지난해와 같은 24기 2만3,300MW인데 피크시기 공급 가능한 설비는 15기 1만4,700MW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원전설비 가운데 정비작업이 늦어져 공급능력에 반영되지 못하는 설비가 있다는 게 전력당국의 설명이다.
현재 운영 중인 24기 원전 가운데 한울 3·4호기, 한빛 4·5호기, 월성 3호기, 신월성 1호기는 예방정비로 인해 멈춘 상태다. 신고리 4호기 또한 기기고장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최근 3년 여름철 전력 예비율이 6% 후반을 넘어 10%에 육박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올여름 전력수급 상황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으로 재난수준의 폭염이 지속될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발전기 불시정지와 전력망 고장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설비점검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부터 만들어진 전기를 옮기는 송변전과 배전에 이르는 모든 전력설비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