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부른다 “여간 좋소, 여기”
우리를 부른다 “여간 좋소, 여기”
  • EPJ 기자
  • 승인 2021.08.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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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여간 좋소 여기”

참으로 애잔한 말이다.

이 말은 모 지상파방송인 동네 한바퀴의 그 지역별 특색에 맞게 지워낸 타이틀이다.

우리가 살았던 그 고향, 정겹고 추억이 깃든 곳, 푸른 산과 들, 누런 곡식이 출렁이는 논과 밭,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던 나무.

우리는 소박하고 순박한 이웃들이 그립고 따스한 이미지를 떠올려본다.

또 어릴적 물장구치며 두터운 우정을 나누던 그 친구들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이렇게 정든 고향을 마음대로 편안하게 오가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생애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로 너·나·도시·농촌 가릴 것 없이 끝날 것 같으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방역 당국에선 9월까지 전국민 70%에 해당하는 3,600만 명 이상 백신접종을 실시해 집단면역을 완성해 코로나19 조기종식을 하겠다 한다.

천만다행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면 다시 찾고 싶은 내 고향을 마음대로 갈 수 있겠지 하며 희망을 노래해 본다.

다가오는 대명절엔 그간 마음으로만 건넨 정스러운 명절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그런 때가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

내가 살았던 이런 시골을 떠나 아파트가 미인대회나 하는 것처럼 줄지어있는 도시에 터전을 잡은 지 오래됐다.

그러나 고향의 정겨움을 잊지 못해 한때는 주변에 있는 텃밭농장에 과일채소를 심는 아련한 시골생활에 젖어볼 때도 있었다.

이뿐인가.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항상 내 머리 속에는 언젠가는 돌아가리라, 내가 살던 고향의 향수가 남아 있어서다.

나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필자가 어렸을 때는 한지붕 아래 대가족이 부딪치며 살았다. 그러나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시골은 젊은이가 사라졌다.

고향 터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노동력이 떨어진 연로하신 부모님 세대들만이 남아계시다.

지금의 농촌 현실이 걱정스럽다. 아기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100세 시대에 이런 인구감소가 지속되면 2030년이면 30여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소멸될 수 있다니 국가적 재앙이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그렇지만 희망은 늘 존재한다.

지난해 귀농, 귀촌 인구가 전년대비 7.4% 증가한 50만 명 이상이었다는 통계가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귀농, 귀촌이다.

동네 한바퀴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각 지역의 방송내용을 보면 편안함과 여유로움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노력도 함께 보여줬다.

친환경 농법을 창조했거나 대내적으로 양보다 질을 찾고 기능식품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또 지역 민간이 화합하고 상생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그렸다. 사람이 모이고 옛 정취의 농촌 풍경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젠 내 나이 여든이 멀지 않다.

내가 살았던 고향에 지금이라도 가서 살고 싶은 마음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도시처럼 휘황찬란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순박한 내가 살던 그 고향.

꿈속에서라도 듣고 싶다.

“여간 좋소,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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