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과 균형 외 2권
격변과 균형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2.04.12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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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과 균형
김용범 지음, 권순우 정리 / 창비 / 1만8,000원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그리고 2020년 3월, 세계 금융시스템은 붕괴 직전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즉각 전대미문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정책들이 시행됐고 가까스로 시스템 붕괴를 막았다. 금융위기 방아쇠는 다행히도 당겨지지 않았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경제 위기의 시작이다.

지난 34년간 한국경제 최전선을 지켜온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의 신간 ‘격변과 균형: 한국경제의 새로운 30년을 향하여’는 이 위기의 순간에서 출발한다. 현장에서 위기를 직접 목격하고 관리한 김 전 차관은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전하며 독자의 눈길을 이끈다.

저자는 팬데믹 이후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위기가 단순히 감염병 방역에서 파생된 일시적 혼란이 아니라 오늘날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맞닥뜨린 경제·금융의 위기와 보건위기가 결합된 복합위기라고 진단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책의 충격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팬데믹은 세계경제 수요와 공급 모두를 직접적으로 타격하며 더 큰 위기를 촉발했다.

이것은 구조적 위기로 고착화될 가능성마저 있다. 비교적 방역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한국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자랑의 기술
메러디스 파인먼 지음, 유혜인 옮김 / 문학동네 / 1만6,500원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A. 문득 억울하고 후회되는 일이 생각나 이불킥을 한다. ‘오늘 회의에서 그 얘기를 할 걸.’, ‘내 성과를 가로채는 동료에게 이렇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3년차 직장인 여성 A는 맡은 일은 묵묵히 잘하지만 일터에서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다. 연차가 꽤 쌓였는데도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는 듯해 부쩍 위기감이 든다.

주변 사람에게서 성실하다는 말을 듣지만 승진은 늘 자기보다 일은 적게 하는데 떠벌리기 좋아하는 사람들 몫이었다. A도 적극적으로 자기PR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하려니 겁이 난다.

이 책은 A 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신간 ‘자랑의 기술’은 일 하나는 끝내주게 잘해도 자신이 이뤄낸 성취를 표현하기는 어려워하는 조용한 실력자가 자신의 생각과 커리어에 대해 알리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교육하는 PR 전문가 메러디스 파인먼은 지난 10년간 갈고 닦은 자랑의 기술을 과학적 근거와 클라이언트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한다.

마음가짐부터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팁까지 자랑의 기술 3단계 로드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프로 자랑러’라는 골인 지점을 통과해 있을 것이다.

마지막 지식인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만4,000원

신간 ‘마지막 지식인’은 익숙한 방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없어져버린,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 부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익숙한 방은 미국이고 없어져버린 물건은 지식인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러셀 저코비는 지식인, 그중에서도 젊은 지식인 세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이런 문화적 세대 단절을 탐색한다. 이 실종된 세대에 대한 탐색에는 아이러니가 배어 있다. 그리고 이 아이러니는 문화 구조가 얼마나 큰 규모로 재편됐는지를 시사한다.

러셀 저코비가 말하는 젊은 지식인은 출간 당시 약 45세 미만의 20세기 초반 출생자이다. 그가 관심을 갖는 지식인은 미국의 공공 지식인이다.

이때의 공공 지식인은 교양 있는 대중을 향해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발언한다. 단지 자기 전문분야가 아니라 사회 공론장에 영향을 끼치는 지식인을 의미한다.

고전적 미국 지식인들은 저서, 리뷰, 저널리즘을 통해 사회 공론장에 영향을 끼쳤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은 전혀 없거나 드물었다. 박사학위 논문도 쓰지 않았다. 그들이 작성한 글은 폭넓은 지적 공동체를 향해 있었다.

“젊은 지식인들은 폭넓은 대중을 더 이상 원치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거의 전부가 대학교수다. 캠퍼스가 그들의 집이고 동료들이 그의 독자다. 논문과 전문 학술지가 그들의 미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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