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E, 한국 거점 삼아 아태지역 해상풍력 확장
RWE, 한국 거점 삼아 아태지역 해상풍력 확장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2.10.3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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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스벤 우테르묄렌 RWE 리뉴어블즈 해상풍력 대표]
신안·태안서 풍황자원 수집 중… 울산·인천도 추진
전문성·혁신기술 기반 국내 공급망 활성화 지원
스벤 우테르묄렌 RWE 리뉴어블즈 해상풍력 대표
스벤 우테르묄렌 RWE 리뉴어블즈 해상풍력 대표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1898년 발전사업에 뛰어든 이래 석탄·원전·LNG를 주력으로 120년 넘게 독일 전력산업을 이끌어온 RWE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중장기 미래전략을 앞세워 녹색에너지 기업으로의 변모에 속도를 내고 있다.

RWE는 풍력·태양광·수력·바이오매스 등 이미 다양한 재생에너지원 개발을 통해 관련 기술력과 프로젝트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해상풍력 분야에선 세계 2위의 개발실적을 올릴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RWE는 그동안 독일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뒷받침하면서 키워온 발전소 개발·건설·운영 노하우를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녹여내고 있는 중이다. 이는 에너지전환을 필두로 가속화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시장 변화에 재생에너지 기반 포트폴리오로 새판을 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존 화력발전과 원전에 치중된 발전사업 비즈니스를 리스크 차원에서 다각화한다는 의미 외에도 지속적인 혁신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비전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다.

RWE는 그동안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개발해왔던 해상풍력을 미주, 아시아태평양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들 주요 거점지역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현재 울산을 비롯해 인천, 태안, 신안 등에서 수 GW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만큼 국내 해상풍력 시장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RWE 리뉴어블즈 해상풍력부문 CEO를 맡아 전 세계 해상풍력 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는 스벤 우테르묄렌 대표는 한국 해상풍력이 아직 초기단계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스벤 우테르묄렌 대표는 “2050 탄소중립과 2030 NDC 40% 목표를 제시한 한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환영한다”며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밝힌 신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보더라도 2030년 71.5GW에 이어 2036년 107.4GW로 지금보다 3.5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고 한국 해상풍력 시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한국은 3면이 바다인 우수한 환경조건과 제조·건설·조선 등 공급망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며 “RWE가 해상풍력 분야에서 20여 년간 쌓아온 전문성을 현지 기업들과 공유해 한국이 해상풍력 선도국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그린에너지에 500억 유로 투자
RWE는 현재 총 39.2GW 규모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총 발전설비용량 134GW의 30%에 달하는 수치다. 6개 발전공기업 전체 발전설비의 절반과 맞먹는다.

이 가운데 풍력과 태양광은 11.2GW 규모로 전체 발전설비의 약 29%를 차지한다. 이외에 원전과 석탄발전을 합쳐 9.9GW를 운영 중이고, 18.2GW 규모의 LNG발전·수력·바이오매스 설비도 보유하고 있다.

아직은 화력발전과 원전 비중이 높은 상황이지만 독일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그린에너지 분야로 핵심 성장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중이다.

스벤 우테르묄렌 대표는 “RWE는 ‘Growing Green’이란 미래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500억 유로(약 70조원)를 투자해 육·해상풍력, 태양광, 그린수소 등 친환경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50GW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시장 확보를 위해 기존 파이프라인을 미주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현재 8.2GW 수준인 육상풍력과 태양광의 경우 유럽과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20GW로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RWE가 해상풍력 확대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세부 투자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전체 투자비용 500억 유로 가운데 45%에 해당하는 225억 유로(약 31조원)가 해상풍력에 할애된 자금이다. 이는 산업부가 편성한 2023년 예산안의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스벤 우테르묄렌 대표는 “현재 2.9GW 수준인 해상풍력 설비용량을 2030년까지 8GW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상풍력은 높은 이용률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점차 낮아지는 LCOE와 결합해 향후 가장 효율적인 발전방식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 그린에너지 사업 가운데 하나인 수소 비즈니스 보폭을 넓히기 위해 수소 생산·저장·운송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파트너사와 함께 30개가 넘는 수소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며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를 2030년까지 2GW 규모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WE가 독일에 건설 중인 342MW 규모 Kaskasi 해상풍력은 올해 말 준공예정이다. 이곳에 설치된 풍력터빈 3기에는 지멘스가메사가 개발한 재활용 블레이드가 사용됐다.(사진제공=RWE)
RWE가 독일에 건설 중인 342MW 규모 Kaskasi 해상풍력은 올해 말 준공예정이다. 이곳에 설치된 풍력터빈 3기에는 지멘스가메사가 개발한 재활용 블레이드가 사용됐다.(사진제공=RWE)

부유식해상풍력 2030년 1GW 확보
RWE는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그린에너지 사업 추진을 통해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독일 정부의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정책에 발맞춰 현재 가동 중인 1.3GW 원전을 올해 말까지 폐지한 후 석탄발전도 순차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발전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라 줄어들게 될 설비용량을 재생에너지로 확충할 예정인 가운데 이 같은 사업구조 개편의 중심에 해상풍력을 뒀다. 해상풍력을 통해 독일 정부의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전환 정책을 따르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안보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RWE는 그동안 18개 프로젝트에 걸쳐 2.94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개발·운영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에 가동 중인 해상풍력 설비용량의 23배가 넘는 실적이다.

해당 수치는 RWE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실제 지분만큼만 설비용량으로 환산한 값이다. 프로젝트 전체 설비용량을 개발실적으로 표기하는 일반적인 방식대로 계산할 경우 해상풍력 실적은 5GW 이상에 달한다.

2015년 가동에 들어간 독일 Nordsee Ost(295MW)를 비롯해 독일 Amrumbank West(302MW), 영국 Robin Rigg(174MW) 해상풍력 등은 RWE가 지분 100%로 직접 개발한 프로젝트다.

올해 초에는 857MW 규모 영국 Triton Knoll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준공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RWE는 현재 독일과 영국에서 지분 100%를 보유한 해상풍력 프로젝트 2개를 건설 중이다. 342MW 규모의 독일 Kaskasi 해상풍력은 올해 말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영국 북해 도거뱅크에서 건설하고 있는 1.4GW 규모 Sofia 해상풍력의 경우 단일 프로젝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영국 북동부 해안에서 약 195km 떨어진 먼 바다에 풍력터빈 100기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라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벤 우테르묄렌 대표는 “현재 건설 중인 프로젝트 이외에도 10GW 규모의 해상풍력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가진 부유식해상풍력 시장에 대비해 노르웨이·스페인·미국에서 각기 다른 콘셉트의 부유체 기술실증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노르웨이 TetraSpar 실증사업(3.6MW)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270MW 규모로 건설되는 프랑스 South Brittany 부유식해상풍력 프로젝트의 PQ심사를 통과해 입찰준비에 들어갔다”며 “1.5GW 규모의 노르웨이 Utsira Nord 부유식해상풍력 입찰에도 참여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WE는 2030년까지 건설이나 운영단계에 들어가는 부유식해상풍력 프로젝트를 1GW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재활용 블레이드 사용 등 혁신 선도
RWE는 단순히 해상풍력 개발·운영 실적을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효율적인 건설·운영방식 도입을 통해 꾸준히 성장기회를 찾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RWE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올해 말 준공예정인 Kaskasi 해상풍력단지에는 ▲Collared Monopile ▲Self-Expanding Pile Shoe 두 가지 혁신기술이 적용됐다. RWE의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모노파일 시공방식을 통해 하부구조물의 안정성 강화와 건설비용 절감 효과를 실증하게 된다.

또 Kaskasi 해상풍력단지에 지멘스가메사가 개발한 재활용 블레이드를 세계 최초로 사용한 점도 RWE의 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풍력터빈 3기에 장착된 재활용 블레이드는 수명을 마친 후 다른 용도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재활용될 예정이다.

RWE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20년 넘게 쌓아온 전문성과 개발 노하우를 앞세워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보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시장 확장의 거점 국가로 선택한 곳이 한국이다.

스벤 우테르묄렌 대표는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해상풍력 시장의 핵심 성장 국가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태안과 신안 앞바다에서 풍황자원을 측정 중이고, 울산지역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사전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해상풍력 공급망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복잡한 해상풍력 개발 프로세스와 계통연계 불확실성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보다 속도감 있게 해상풍력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가동에 들어간 857MW 규모 영국 Triton Knoll 해상풍력단지(사진제공=RWE)
올해 초 가동에 들어간 857MW 규모 영국 Triton Knoll 해상풍력단지(사진제공=R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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