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 전문성 강화로 가시적 성과 창출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전기공사공제조합이 ‘조합원 중심, 새로운 미래’를 비전으로 백년대계의 초석 다지기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부동산시장 악화로 전기공사업계 분위기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기공사공제조합을 이끌고 있는 백남길 이사장은 조합원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제도·서비스 개편 등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안팎으로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올 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공제상품 개발 등 성과
Q. 제14대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1년을 앞두고 있다. 공약 추진상황과 소감은.
A. 지난 10개월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다사다망한 하루의 연속이었지만 여러 임원 및 직원들과 발맞추다보니 몸은 바빠도 마음만은 항상 활력이 넘쳤다. 그 결과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합원 휴양시설 확충, 유관기관 협조체제 제도화,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공제상품 개발, 조합장학회 21개 시·도회 우선선발 등 상당수의 공약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공약의 실현가능성부터 구체적인 이행방안까지 성실히 검토해준 장덕근 경영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26명의 위원과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대표 공약인 수익성 향상과 지분액 상승을 위한 자금운용 상황은.
A. 지난 한해 자금운용 부문을 많이 보완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대체투자 분야 경력직원을 채용하고, 자금운용팀 직원도 자산운용·부동산신탁·부동산PF 관련 전문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아울러 비교적 위험이 높은 투자상품의 타당성을 심사하는 기구인 투자상품심의위원회에 금융투자 전문가들을 추가 영입해 전문성을 보강했다. 위원회 의결에 따라 부동산 기반의 대출형 펀드상품에 수익률 연 7.5%를 목표로 약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직접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금리인상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보류한 상태다.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조합원 자금지원 이용한도 증액
Q. 지난해 전기공사공제조합을 이끌면서 거둔 주요 경영성과는.
A. 모든 서비스와 제도를 조합원 위주로 정비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지난해 자잿값 급등과 금리인상, 한전의 긴축재정으로 시공업계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고됐다. 조합원사의 버팀목으로서 조합원사 자금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정비해왔다.
금리인상에 따라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특별담보운영자금의 경우 개별이용한도를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증액했다. 총 한도 역시 기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취급담보물건에 공장을 포함하도록 규정을 개정하면서 더 많은 조합원이 담보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제분야도 마찬가지다. 근로자재해공제, 화재공제, 단체상해공제 모두 요율을 인하했다. 영업배상책임공제는 사고당 보상한도 최대금액을 기존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증액했다. 단체상해공제는 70세 이상도 상해특약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조건을 완화했다.
Q. 조합원사 경영지원을 위해 선보인 융자·공제상품 등 신규 사업은.
A. 지난해 12월 1일 중대재해배상책임공제 신상품이 출시됐고 1호 가입자가 나왔다. 이번 공제신상품은 지난해 5월 금감원의 상품 승인 이후 보험사를 선정하고 전산개발과 규정신설 등 6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출시한 상품이다.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조합 차원의 대처방안은 무엇인지 묻는 민원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이번에 출시한 중대재해배상책임공제는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부과될 수 있어 사업주에게 가장 치명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최대 100억원까지 보장한다.
뿐만 아니라 민사상 법률 배상책임과 변호사 선임비용 등 형사방어비용(무죄 선고 시)과 향후 위기관리를 위한 컨설팅 비용까지 광범위하게 보장하고 있다. 최근 한전 배전단가 입찰에서도 안전관리에 대한 평가비중이 높아진 만큼 향후 많은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보증기관 넘어 조합원에 수익 환원해야
Q. 계묘년 새해 경영목표와 사업계획은.
A. 2023년 경영목표를 ‘조합원 중심, 새로운 미래’로 정했다. 조합원 중심의 경영활동을 지속하면서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기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성과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내년에는 조합법 및 시행령 개정 추진,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조합원 순회 간담회 개최, 경기중부지점 신설 등 굵직한 사업들이 많다. 다양한 중점과제들이 집중돼 있어 예산이 다소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소모성 경비와 불요불급한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고, 조합원을 위한 제도·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춰 예산을 편성했다.
Q.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어떤 변화가 있는지.
A. 올해 창립 40주년은 조합의 수익모델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대표 공약으로 수익성 확대를 제시한 것은 조합의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분액 상승률이 최근 10년간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0년 전인 2003년 중장기 경영목표로 자본금 1조원 달성을 제시한 조합은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2009년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시 10년이 흐른 지금, 자본금 2조원의 초우량 금융보증기관으로 성장했다.
이제 조합은 단순히 조합원의 출자금을 모아 보증·융자·공제 등의 전통적인 업무를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그 이상의 수익률 창출로 조합원에게 환원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 자본을 갖췄고, 그에 걸맞은 체질을 갖춰나갈 것이다.
Q. 한국전기공사협회를 비롯한 유관기관과의 협력관계는.
A. 한국전기공사협회와 단순히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수준을 넘어 협조체제를 제도화한다는 것이 공약이었다. 제도화에 방점을 두고 양 기관이 정기적인 업무교류를 할 수 있는 ‘상생협력 실무자협의회’를 구축했다.
각 기관의 상무이사·본부장 등 실무진이 참석해 업무연계 시스템 개발, 전기공사 의무보험 도입 등을 목표로 공조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양 기관이 협력해 주요 경제지에 전기요금 현실화 공동성명을 내기도 하고, 제30회 전국전기공사기능경기대회에서 협력한 바 있다.
다양한 의견 수렴위해 조합원 이사 증원 추진
Q. 조합법·령 등 제도개선 계획은.
A. 현재 추진 중인 법령 개정의 주된 내용은 조합원 이사 증원과 신규 보증상품 출시 근거에 대한 내용 두 가지다. 조합원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비상근이사 수는 2010년 15명(조합원이사 12명)으로 증원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당시에 비해 조합원사는 약 5,000개사가 증가했기 때문에 지역별·업체규모별·업력별로 형평성 있는 의견 수렴을 위해 이사 수 증원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법과 시행령에 규정된 보증의 종류를 신규 보증에 한해 정관에서 규정하도록 개정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해 유연하게 신규 보증상품을 출시하고자 한다. 법 개정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정관 개정은 총회 의결로 결정되기 때문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 1만7,000여 조합원에게 한 말씀.
A. 물가상승세가 정점을 통과했다고 하지만 올해까지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들 역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건설사들의 자금난도 계속되고 있다.
조합원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안다. 이럴 때일수록 조합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 조합은 앞으로도 조합원 모두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모든 제도와 서비스를 조합원 중심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100년을 바라보며 수익극대화와 신용거래제도 정착으로 조합의 기초여건을 탄탄하게 갖춰나갈 것이다. 위기 때마다 그 속에서 기회를 찾는 전기인의 저력으로 조합과 조합원이 든든한 동반자가 돼 함께 극복해나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