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증 받아 국내 기술 신뢰성 입증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부유식 라이다 국내 고유모델 개발에 성공한 위본스가 데이터 신뢰성을 검증하는 국제인증을 취득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위본스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부유식 라이다시스템(HD-14)이 카본트러스트의 OWA(Offshore Wind Accelerator) Stage 2 기준을 충족해 국제인증기관인 올드바움으로부터 최근 인증을 받았다고 2월 20일 밝혔다.
위본스가 이번에 검증받은 카본트러스트 Stage 2 레벨은 부유식 라이다시스템의 데이터 신뢰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고정식 라이다 또는 기상탑과의 풍황 데이터 비교·평가를 거쳤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검증 대상 부유식 라이다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나타낸다.
Stage 2 기준 충족 여부를 평가한 올드바움은 카본트러스트 OWA의 초기 기술정보를 제공할 만큼 부유식 라이다 검증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영국 인증기관이자 컨설팅 회사다.
데이터 회수율 90% 이상… 가동률 97% 넘어
위본스는 이번 국제인증에 앞서 지난해 2월 전남 자은도 인근 해상에 부유식 라이다를 설치해 8개월 넘게 풍황 데이터 수집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Stage 2 검증을 위해 녹색에너지연구원 지원을 받아 고정식 라이다와의 풍황 데이터 비교·평가를 동시에 진행했다.
경남호 위본스 대표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부유식 라이다가 Stage 2 기준에 부합하는지 국제인증기관을 통해 검증한 국내 최초 사례”라며 “검증기간 중 5~7월의 경우 안개·강우 등 영향으로 풍황 데이터 회수율이 떨어지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유효 데이터 회수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90%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수율은 현행 발전사업세부허가기준에 따른 계측자료 가용성 기준에 부합하는 수치다.
이어 “가동률 또한 97% 이상을 나타내 부유식 라이다시스템의 안정성을 입증했다”며 “공급실적을 제외한 최종 레벨 Stage 3 핵심성능지표 KPI도 충족한 만큼 수요자 관심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본스는 운송 편이성을 높인 새로운 부유식 라이다 모델(HD-15) 개발도 마친 상태다. 신모델은 기존 일체형 구조를 모듈 형태 조립방식으로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전체 부피를 줄여 국내 공급은 물론 해외 수출에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국내 기업 협업 부유식 라이다 제작·공급
최근까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국내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80여 건에 걸쳐 27.6GW에 달하는 가운데 점차 깊은 수심과 먼 바다로 개발 환경이 바뀌면서 풍황자원 측정방식 또한 부유식 라이다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부유식 라이다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고정식 라이다나 기상탑에 비해 설치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풍황 데이터 측정에 들어가는 해상풍력개발 초기단계에는 사업부지 중복을 비롯해 해상교통, 군작전 등 문제로 계측장비 위치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고정식 라이다나 기상탑의 경우 철거 후 이동설치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부유식 라이다는 이 같은 제약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현행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 규정상 공유수면점사용허가 후 1년 이내에 해상계측기를 설치하지 않으면 유효지역 중복문제가 발생했을 때 계측기 우선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 인근지역 다른 사업자와 부지중복 문제로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계측기 설치 소요시간은 사업자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부유식 라이다는 부유체 제작을 비롯해 라이다 자세를 안정화하는 작업과 부유체가 조류나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을 방지하는 계류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결합한 시스템설비다. 여러 기술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다 보니 그동안 해외기업에 의존해 공급이 이뤄졌다.
경남호 대표는 “이번 인증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부유식 라이다가 국제 규격에 부합해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해외 독과점 기업에 의존하던 국내 부유식 라이다 시장에 유지보수 편리성까지 갖춘 국내 제품 공급으로 해상풍력 활성화와 경제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와 협력해 부유식 라이다시스템을 제작·공급할 계획”이라며 “점차 커지고 있는 국내외 해상풍력 시장에 대비한 기술개발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