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년 원전 35.6%·신재생 32.9%··· 11차 전력수급계획 윤곽
2038년 원전 35.6%·신재생 32.9%··· 11차 전력수급계획 윤곽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4.05.31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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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원전 3기 4.2GW 신규 건설 가능성 열어둬
2030년 풍력·태양광 72GW··· 이전 대비 9.4%↑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른 2030년 전원별 발전비중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른 2030년 전원별 발전비중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현재 26기가 가동 중인 국내 원전에 2038년 최대 3기가 더 추가될 예정이다. 여기에 실증용 700MW급 소형모듈원전(SMR) 1기도 들어선다. 2015년 수립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후 멈췄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다시 추진되는 모양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5월 31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5년간의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실무안을 토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았던 발전원별 발전비중은 2030년과 2038년 두 개 연도 전망치가 공개됐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무탄소에너지(CFE) 비중 확대에 따른 정책 정합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실무안에 담긴 2030년 전원별 발전비중은 ▲원전 31.8% ▲석탄 17.4% ▲LNG 25.1% ▲신재생에너지 21.6% ▲수소·암모니아 2.4% 등이다. 앞선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비교해 같은 기간 원전과 석탄은 각각 0.6%p와 2.3%p 줄고, LNG와 수소·암모니아는 2.2%p와 0.3%p씩 늘었다. 신재생에너지는 변동 없이 동일한 발전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8년 발전비중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큰 증가폭을 보였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온실가스 감축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SMR을 포함 5GW에 육박하는 신규 원전이 진입하면서 2038년 원전은 발전원 가운데 가장 높은 35.6%의 발전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도 풍력·태양광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나 2038년 발전비중이 32.9%까지 올라갈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실무안에 제시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놓고 앞선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때와 마찬가지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기후위기와 녹색 무역장벽에 적극 대응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확대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있는 반면 국내 전력계통 여건과 개발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방향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10차 전기본 대비 2030년 풍력 오히려 줄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담긴 2030년 전원별 발전비중은 앞선 10차 전기본 내용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같은 기간 태양광과 풍력 보급 전망치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태양광은 늘어난 반면 풍력은 줄어든 것이다. 10차 전기본에 담은 2030년 발전량 기준 태양광과 풍력 비중을 60:40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현재 전력계통 여건과 추진 환경을 고려했을 때 2030년 태양광과 풍력이 각각 44.8GW와 16.4GW 정도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같은 기간 10차 전기본에서 예상한 태양광과 풍력 보급 전망치인 46.5GW와 19.3GW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보급 여건에도 불구하고 2030 NDC 달성을 위해 산단태양광 활성화, ESS 조기보강, 이격거래 규제개선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써 72GW 규모 태양광·풍력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차 전기본 전망치보다 6GW 넘게 증가한 수치는 태양광 53.8GW와 풍력 18.3GW를 더한 값이다. 결국 2030년 10차 전기본 대비 태양광은 7.3GW 증가하고 풍력은 1GW 줄어드는 셈이다.

총괄위원회는 실무안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전망치를 늘려 잡음에 따라 지난해 12월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2030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태양광·풍력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2038년 태양광과 풍력을 합친 설비용량이 115.5GW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수력·바이오 등 다른 재생에너지원까지 더하면 119.5GW에 이른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담긴 태양광·풍력 보급 전망(단위:GW)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담긴 태양광·풍력 보급 전망(단위:GW)

2038년 목표수요 129.3GW 전망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2038년 최대전력수요(목표수요)는 129.3GW로 전망됐다.

목표수요는 경제성장률·인구전망 등을 반영한 계량모형을 통해 도출한 모형수요(128.9GW)와 데이터센터·전기화수요 등의 추가수요(16.7GW)를 더한 후 수요관리량(16.3GW)을 차감해 산출했다.

계량모형을 통해 전력수요 증가추세를 예측한 결과 2038년 전력수요는 2023년 최대수요 대비 30.6GW 증가한 128.9GW로 전망됐다. 이때 반영한 GDP 성장률은 KDI 장기전망치인 연평균 1.63%다.

여기에 반도체산업, AI 확산으로 큰 증가폭이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전기화수요를 더해 2038년 16.7GW의 전력수요를 추가로 반영했다. 특히 AI 영향으로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2030년에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8년 수요관리목표는 한전 등이 참여하는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 목표를 기초로 수요반응자원(DR) 확대 등 수요관리 수단을 반영해 16.3GW로 도출했다.

현재 26기 가동 원전 2038년 30기로 늘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선 전력공급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경제·사회적 수용이 가능하면서 2030 NDC 달성 등 무탄소전원(CFE)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원믹스 구성에 중점을 뒀다.

2038년 목표수요 129.3GW에 발전설비 정비·고장·건설지연 등을 감안해 추가로 필요한 설비예비율 22%를 반영한 2038년 목표설비 용량은 157.8GW로 산출됐다.

2038년 기준 확정설비 용량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망과 이미 계획된 원전·화력설비 건설·폐지 등을 반영한 결과 실효용량 147.2GW로 추산됐다.

확정설비 가운데 화력발전은 10차 전기본에서 확정된 노후석탄의 LNG 전환을 유지하면서 2037~2038년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12기에 대해 양수·수소발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전환하는 계획이 반영됐다.

총괄위원회는 불가피하게 LNG 등으로 전환하더라도 열공급 등 공익적 사유가 명확한 경우만 수소혼소 전환 조건부 LNG로 제한해 화력발전 총용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권고했다.

원자력의 경우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 등 10차 전기본까지의 준공·계속운전 계획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원전은 현재 가동 중인 26기에서 2038년 총 30기로 늘어날 예정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담긴 발전량 및 발전비중 전망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담긴 발전량 및 발전비중 전망

신규 발전설비 10.6GW 필요··· SMR 첫 반영
총괄위원회는 목표설비 157.8GW에서 확정설비 147.2GW를 차감한 후 모자란 10.6GW를 신규 필요설비로 반영했다.

신규 필요설비는 연도별 확정설비와 기간별 설비예비율을 감안했을 때 2031년 이후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전원별 건설기간과 미래 기술 여건 등을 고려해 기간별 신규 건설 수요를 도출했다.

2038년까지 기간별로 예상되는 부족설비 물량은 ▲2031~2032년 2.5GW ▲2033~2034년 1.5GW ▲2035~2036년 2.2GW ▲2037~2038년 4.4GW 규모다.

우선 2031~2032년 기간에는 무탄소전원 기술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진입 여부가 불명확해 LNG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으로 필요한 설비를 충당하기로 했다. 신규 사업자는 10차 전기본의 2032년 필요물량 1.1GW에 대해 시범입찰을 통해 선정하기로 했다. 추가물량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후 필요사항을 보강해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했다.

총괄위원회는 2033~2034년 기간에도 무탄소전원의 진입 여부가 불명해 수소혼소 전환 조건부 열병합 또는 무탄소 물량으로 두고 차기 12차 전기본에서 전원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2035~2036년 기간에는 현재 개발 중인 SMR 상용화 실증을 위해 0.7GW 용량을 할당하고, 나머지 1.5GW에 대해선 향후 수소전소 등 다양한 무탄소전원 간 경쟁이 가능한 무탄소 입찰시장을 도입해 전원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4.4GW 규모 신규설비가 필요한 2037~2038년에는 1기당 1.4GW인 APR1400을 건설할 경우 산술적으로 최대 3기 건설이 가능한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건설 기수는 부지확보, 추진일정, 소요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가 사업자와 협의 후 최적안을 도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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