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OE↓·국내산업↑ 두 마리 토끼 잡기··· 정부 시그널 필요
LCOE↓·국내산업↑ 두 마리 토끼 잡기··· 정부 시그널 필요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4.07.03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 풍력발전 네트워킹 세미나’ 열려
해상풍력 공급망 미래 지속가능성 모색
7월 2일 개최된 ‘2024 풍력발전 네트워킹 세미나’에는 풍력업계 관계자 180여 명이 참석했다.
7월 2일 개최된 ‘2024 풍력발전 네트워킹 세미나’에는 풍력업계 관계자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정부 주도에 방점을 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공급망 강화 전략이 관련 제도·정책 변화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를 지원할 공급망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전기협회는 7월 2일 서울 양재동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2024 풍력발전 네트워킹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해상풍력 분야 공급망 주요 이슈를 다룬 이날 세미나는 프로젝트 개발과정부터 제조·시장동향·재활용 등 해상풍력 전주기 산업 생태계 안정화에 필요한 산업계 간 실질적 협력체계 구축 필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풍력업계 관계자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선 ▲풍력터빈 재활용·재사용 사례(박선호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전망(허윤재 S&P 글로벌 이사 ▲풍력단지 군작전성평가와 현안 이슈(윤종환 윈드레이크 대표) 등을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손충렬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 명예부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선 ‘중국기업 국내 진출, 시장 원리인가 산업 역행인가’란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양승운 휴먼컴퍼지트 대표 ▲방조혁 유니슨 전무 ▲이현승 CIP 상무 ▲문영희 DNV 부장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현재 국내 해상풍력 시장 여건상 LCOE 하락과 국내 관련 산업 육성을 동시에 달성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가 정확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상규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은 변훈석 신재생에너지처장이 대독한 개회사에서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무탄소전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2038년까지 생산전력의 70% 이상을 무탄소전원으로 채울 방침”이라며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수요 확대와 본격적인 해상풍력단지 건설 가속화로 국내 해상풍력 시장도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자리를 통해 산업계가 지속가능한 협력 방안을 찾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선호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풍력터빈 재활용·재사용 사례를 소개했다.
박선호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풍력터빈 재활용·재사용 사례를 소개했다.

풍력 재활용 분야 선제적 대응 나서야
박선호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풍력산업 생태계 전주기 중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해체·복구와 관련해 순환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풍력터빈 재활용·재사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 풍력설비 설치량이 2GW를 넘어선 가운데 영덕풍력(39.6MW), 강원풍력(98MW) 등 1~2년 안에 설계수명을 다할 풍력단지가 나올 상황이라 풍력터빈 재활용·재사용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선호 책임연구원은 “GWEC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풍력터빈은 1TW를 넘어섰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2030년까지 지난해 신규 설치량 117GW의 3배 가까이를 신규 보급해야 한다”며 “여기에 더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풍력터빈 대형화는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글로벌 풍력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이미 1세대 풍력터빈 노후화로 리파워링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로 이에 따른 기자재 해체·운송·폐기 등의 현안에 직면해 있다”며 “유럽풍력발전협회(WindEurope)는 2025년부터 수명이 다한 풍력터빈 블레이드의 매립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호 책임연구원은 풍력터빈을 비롯한 블레이드, 타워, 발전기 등의 재활용·재사용 선도 사례를 통해 국내 산업계가 대응해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박선호 책임연구원은 “베스타스의 경우 2030년까지 소재 효율성을 90% 수준까지 높이고 100% 재활용 가능한 블레이드를 개발하는 등 순환성을 고려한 풍력터빈 설계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각각 7%와 38% 수준인 매립·소각 폐기물 양을 2030년 모두 1%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멘스가메사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재활용 가능한 해상풍력터빈 블레이드를 개발한 가운데 2030년까지 모든 블레이드를 재활용해 새로운 용도로 쓸 계획”이라며 “블레이드를 재활용해 화단이나 신발을 만들거나, 고철을 재사용해 탄소배출량이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인 저탄소 강철로 타워를 제작하는 사례는 국내 산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허윤재 S&P 글로벌 이사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흐름에 비춰볼 때 2050년까지 신규 설치량이 1,250GW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재 S&P 글로벌 이사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흐름에 비춰볼 때 2050년까지 신규 설치량이 1,250GW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해상풍력 입찰물량 63GW 전망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동향을 분석한 허윤재 S&P 글로벌 이사는 올해 나올 글로벌 해상풍력 입찰이 역대 최고치인 63GW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GW 등 최근 매년 수 GW씩 신규 해상풍력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을 제외한 전망치다.

허윤재 이사는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해상풍력 누적설치량은 73GW를 넘어선 가운데 유럽과 중국 비중이 97% 이상을 차지한다”며 “올해 글로벌 해상풍력 입찰 동향을 살펴보면 ▲덴마크 9.2GW ▲영국 8.15GW ▲독일 8GW ▲네덜란드 4GW ▲포르투갈 3.5GW ▲프랑스 3.25GW ▲핀란드 3GW ▲에스토니아 1.52GW 등 유럽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미국도 11.4GW 규모의 입찰물량을 내놓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에서는 ▲대만 3GW ▲한국 2GW ▲일본 1.4GW ▲인도 1GW 규모 입찰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해상풍력 개발비용 증가로 좌초된 프로젝트가 여럿 나온 가운데 핵심 기자재인 해상풍력터빈 비용 상승을 불러온 요소는 운송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허윤재 이사는 “2020년 강판·구리·알루미늄·운송에 들어간 비용을 각각 1로 놨을 때 2021년 강판·구리·알루미늄은 1.5~1.9 수준으로 상승한 반면 운송비는 4.1까지 치솟았다”며 “2022년에도 1.4~2.2 정도 오른 원자재 가격에 비해 운송비는 여전히 높은 3.6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용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하지만 내년까지도 여전히 2020년보다 1.4~1.9 정도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허윤재 이사는 향후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흐름에 비춰볼 때 2050년까지 신규 설치량이 1,250GW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윤종환 윈드레이크 대표는 ‘AGL 500피트(152m) 제한’과 관련해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과 항공안전법 간에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윤종환 윈드레이크 대표는 ‘AGL 500피트(152m) 제한’과 관련해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과 항공안전법 간에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AGL 500피트 제한, 항공안전법과 이해충돌
윤종환 윈드레이크 대표는 해상풍력 개발과정에서 풀어야할 인허가 절차 가운데 하나인 군작전성평가 관련 주요 이슈사항을 짚었다.

특히 국방부가 최저 비행고도를 감안한 방공관제 임무 수행을 이유로 해상풍력터빈 높이와 관련해 제시하고 있는 ‘AGL 500피트(152m) 제한’의 경우 정확한 법률 적용을 위해 관련 훈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과 항공안전법 간에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윤종환 대표는 “공군은 해상에 500피트 높이 풍력터빈이 설치될 경우 방공임무 수행상 레이더 차폐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임무 수행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국방부는 500피트 제한고도 규제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침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최저 비행고도 문제를 설명했다.

이어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비행기준 준수 조항에 따르면 국방부장관이 관할하는 공역 외의 공역에서 비행하는 군용항공기는 ‘항공안전법’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돼 있다”며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199조에는 최저 비행고도를 물건 상단에서 150m(500피트)로 제시한 반면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훈령 5조에 담긴 시계비행규칙에는 지표면 또는 수면으로부터 500피트 이상 고도로 명시돼 있다”고 두 법률간 이해충동을 지적했다.

결국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협약에 따른 항공안전법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훈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윤종환 대표의 설명이다.

패널토론 모습
패널토론 모습

중국 진출 불가피··· 정부 의지가 중요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점차 몸짓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 기업과 관련해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좌장을 맡은 손충렬 세계풍력에너지협회 명예부회장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해 전 세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충렬 명예부회장은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풍력산업 지원을 위한 유럽 풍력발전 패키지(European Wind Power Package)와 유럽 풍력발전 행동 계획(European Wind Power Action Plan)을 연이어 발표했다”며 “해당 내용에는 인허가 간소화, 자금지원 등의 계획이 포함돼 있지만 궁극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중국 기업의 유럽 풍력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운 휴먼컴퍼지트 대표는 “국내 풍력산업은 LCOE 절감과 국내산업 육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며 “중국 기업 진출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기에 앞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정부가 산업계에 정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조혁 유니슨 전무는 우리나라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적극 나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방조혁 전무는 “중국 기업 진출을 두고 에너지 안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려면 유럽 기업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자연스럽게 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풍력산업 공급망 활성화를 위해선 먼저 시장을 키워야 한다”며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과 공공주도 시장을 각각 절반씩 만드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승 CIP 상무는 현행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평가방식에 따라 개발사가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현승 상무는 “개발사 입장에선 경쟁입찰에 참여하기까지 초기개발에만 수백억원을 투자하고 있어 입찰 탈락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하기 위해 입찰가격을 낮출 수 있는 중국 제품을 검토하거나 실제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이 가격에 방점을 두고 있는지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입찰가격을 상한가격보다 단 1원이라도 높게 써낼 경우 심사대상에 제외되는 기준을 일정 범위 내까지 허용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상한가격 하락은 사업자 투자를 위축시켜 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영희 DNV 부장은 중국 제품을 의도적으로 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선 협력 방안을 찾는 것도 대안이라고 밝혔다.

문영희 DNV 부장은 “현재 중국 풍력터빈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이 없다”며 “국내 연관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협력 기반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024 풍력발전 네트워킹 세미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 풍력발전 네트워킹 세미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