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노르, 부유식해상풍력 노하우·기술 국내 기업과 공유
에퀴노르, 부유식해상풍력 노하우·기술 국내 기업과 공유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4.08.13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토르게 낙켄 에퀴노르 반딧불이 프로젝트 총괄]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국내 공급망 적극 활용
2개 상업용 단지 개발 경험 한국서 녹여낸다
토르게 낙켄 에퀴노르 반딧불이 프로젝트 총괄
토르게 낙켄 에퀴노르 반딧불이 프로젝트 총괄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올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가 오는 10월 나올 예정인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부유식해상풍력 입찰시장 참여를 예고한 에퀴노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업성을 놓고 고민에 빠진 다른 개발사와 달리 에퀴노르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개발 경험과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입찰 준비를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울산지역에서만 1GW 규모에 달하는 부유식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반딧불이와 동해1 프로젝트 2개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만큼 한국을 거점으로 미래 신성장분야로 주목 받고 있는 부유식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퀴노르는 우선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750MW 규모 반딧불이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을 위해 올해 풍력 경쟁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 풍력 시장에 진출한 이래 구체적인 투자·건설 계획을 수립한 첫 번째 해상풍력 프로젝트란 점에서 업계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다.

계획대로 올해 경쟁입찰에 선정될 경우 내년 또는 내후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말~2030년 초 상업운전을 목표하고 있다.

국내 첫 대규모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이 전망되는 반딧불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토르게 낙켄 에퀴노르 반딧불이 프로젝트 총괄은 한국 부유식해상풍력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토르게 낙켄 총괄은 “고정식 설계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제공할 부유식해상풍력이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물결을 잇는 중심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50년 동안 쌓아온 해양에너지 분야 전문성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부유식해상풍력 분야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지역은 넓게 분포된 대륙붕과 평균 7.5~9m/s에 달하는 우수한 바람 조건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부유식해상풍력 시장을 선도할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조선·중공업 등 관련 공급망 기업이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산업단지의 RE100 수요 또한 높아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력공급이 가능한 부유식해상풍력을 개발하기 최적의 입지”라고 덧붙였다.

부유식해상풍력 경쟁력 ‘경험과 기술’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 양상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평가 받고 있는 부유식해상풍력이 기대에 부합하는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비용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해야 한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 관련 공급망 생태계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는 지난 6월 발표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전 세계 신규 해상풍력 설치량이 410GW 규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초기단계인 부유식해상풍력의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전보다 개발속도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30년까지 8.5GW 규모 부유식해상풍력이 전 세계에 설치될 것으로 기대했다.

GWE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해상풍력은 총 75.2GW 규모다. 이 가운데 부유식해상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0.32%인 240MW 수준에 불과하다. 이미 성숙단계에 진입한 고정식에 비해 부유식해상풍력 개발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다.

부유식해상풍력 분야가 초기단계이다 보니 사업자 간 시장 경쟁력은 개발·운영 경험과 연관 기술 확보 여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은 안정적인 프로젝트 수행과 개발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반딧불이 부유식해상풍력 조감도
반딧불이 부유식해상풍력 조감도

부유식 프로젝트 개발비용 절감 실현
에퀴노르는 2009년 노르웨이에서 세계 최초 부유식해상풍력 실증 프로젝트인 하이윈드 데모(2.3MW)를 수행한 데 이어 2017년 30MW 규모 상업용 부유식해상풍력단지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를 세계 최초로 건설했다.

지난해 8월 전체 가동에 들어간 88MW 규모 하이윈드 탐펜 부유식해상풍력은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 프로젝트다. 전 세계에 가동 중인 부유식해상풍력의 절반 가까이를 개발·운영하고 있는 에퀴노르는 해당 시장에서 최초·최대 기록을 써온 선도기업이다.

반딧불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개발한 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져 에퀴노르가 글로벌 부유식해상풍력 시장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르게 낙켄 총괄은 “에퀴노르는 부유식해상풍력을 산업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기술 중립적인 접근법을 통해 각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부유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풍력터빈 대형화를 비롯해 설계 고도화, 운영 간소화 등을 통해 부유식해상풍력 개발비용은 줄어들고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전문성·경험·기술을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적용해 한국이 부유식해상풍력 글로벌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식 대비 2배 내외의 개발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부유식 프로젝트 특성상 에퀴노르가 실증부터 상업용 단지까지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끌어낸 비용 절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토르게 낙켄 총괄은 “첫 상업용 프로젝트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30MW)의 경우 앞서 실증사업으로 진행한 하이윈드 데모(2.3MW)와 비교해 CAPEX(설비투자비)가 MW당 70% 줄었다”며 “지난해 본격적인 전력생산에 들어간 하이윈드 탐펜(88MW)에선 이전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대비 CAPEX를 MW당 35% 가량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유식해상풍력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프로젝트 규모를 키워 건설과 운영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750MW 규모에 달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한 번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공급망 기업 협력 기회 확대
1990년대 후반 한국에 진출한 에퀴노르는 해양플랜트 제작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과 꾸준히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이후 부유식해상풍력 시장 진출에 맞춰 관련 국내 공급망 기업과의 협력 다각화를 모색해온 가운데 반딧불이 프로젝트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협력 방안 구체화에 나섰다.

에퀴노르는 반딧불이 프로젝트 개발 시 국내 공급망 기업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올해 경쟁입찰부터 산업경제효과와 거점·유지보수 등 비가격지표 배점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입찰평가 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퀴노르는 지난해 포스코이앤씨와 엔지니어링·건설 분야 협력에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과는 잠재적 합작·공동투자에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삼성중공업과는 부유식해상풍력 주요 공정 가운데 하나인 하부구조물 부유체 제작·공급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협력 내용에는 삼성중공업 거제 신한내 야드 활용과 에퀴노르가 보유한 풍력터빈·부유체 결합 공정 기술이전이 포함돼 있다.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게 될 국내 공급망 기업들은 부유식해상풍력 분야 실적 확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토르게 낙켄 총괄은 “한국 공급망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에퀴노르가 부유식해상풍력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공유할 것”이라며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공급망 기업들과 협력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부구조물 부유체 50기 제작에 협력하기로 한 삼성중공업은 풍력터빈과 부유체를 결합하는 공정기술을 이전 받게 돼 해외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거제 신한내 야드는 크기와 거리 측면에서 풍력터빈과 부유체를 결합하는 배후항만 역할을 할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에퀴노르가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해상풍력인 하이윈드 탐펜(88MW)
에퀴노르가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해상풍력인 하이윈드 탐펜(88MW)

반딧불이 프로젝트 생산유발효과 17조원 넘어
에퀴노르는 반딧불이 프로젝트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사업 초기부터 주민수용성 확보 일환으로 다양한 지역사회 협력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울산시와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공급망 지역협의회 설립 ▲어민대책위원회 공존 협약 ▲청년 인재육성 장학금 지원 등에 나섰다.

2022년에는 ▲채용 설명회 ▲강동 자갈치마당 개장 지원 ▲일산해수욕장 개장 지원 ▲작은도서관협회 도서 기증 ▲울주군·동구·북구 인재육성 장학금 지원 등 지역사회 곳곳을 살폈다.

올해에는 울산에서 부유식해상풍력을 개발 중인 5개 컨소시엄 사업자와 함께 지역 어민단체와의 협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울산 어촌계 공동시설 지원사업도 펼쳤다.

에너지안보와 녹색 무역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에퀴노르는 반딧불이 프로젝트가 정부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뒷받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전주기에 걸친 국내 공급망 기업 협력과 지역사회 상생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삼일PwC가 반딧불이 부유식해상풍력 개발이 가져올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결과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17조9,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7조8,000억원이 기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젝트 전체 기간 동안 기대되는 고용유발효과도 6만5,43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측면에선 소나무 약 1,100만 그루를 식재하는 것과 맞먹는 이산화탄소 약 3,750만톤 감축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