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발전 시스템에서 분기점(Break-even Point) 달성은 실질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해진 것을 의미한다.
차세대 고효율 발전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초임계 이산화탄소(CO2) 발전 시스템’ 또한 미국, 중국과 같은 선진국들이 분기점 달성을 위한 연구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와중에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전력 생산 분기점에 도달해 화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차재은 박사 연구팀이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최초로 생산 전력이 투입 전력보다 커지는 분기점(Break-even Point) 도달에 성공했다고 10월 23일 밝혔다.
이는 시험개발연구에 착수한 지 4년 만에 발전 시스템에서 순출력을 생산하는 기준점과 운전 기술을 확보해, 완전한 밀폐형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차재은 박사 연구팀은 압축기 작동을 위한 ‘구동 터빈’을 개발하고 시스템 내부에 추가해 압축기가 가동되도록 했다.
압축기 구동 터빈으로 CO2를 순환, 압축시키는 한편, 외부 열원의 온도와 CO2 유량을 서서히 올리면서 시스템을 실증한 결과, 투입한 전력보다 발전 시스템에서 생산한 전력이 커지는 ‘전력 생산 분기점’에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
외부 열원과 함께 시스템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CO2를 압축하는 힘을 공급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차재은 박사 연구팀은 100kW 전력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전력을 생산하는 ‘파워 터빈’ 실증에 중점을 두고 외부 모터로 CO2 압축기를 작동시켜 초임계 상태에서 발전시스템의 전력 생산 능력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수MWe급 이하의 초임계 CO2 발전 시스템은 20~40톤 트레일러 1대에 실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다. 이는 기존 증기발전시스템의 1/10~1/20 정도 크기며 차세대 원자로, 태양열, 선박 배기열, 그리고 석탄 화력 등 다양한 열원과 같이 쓰일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의 특장점을 지닌 발전 시스템이다.
초임계 상태의 CO2는 액체처럼 밀도가 높아 터빈을 돌리는 힘이 일반 수증기보다 더 강력하다. 따라서 동력 시스템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도 되는 장점이 있다. 또 기체이기 때문에 마찰과 같은 손실이 적고 부식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이점이 있다.
이번 연구개발사업은 차재은 박사의 지휘 아래 민군협력진흥원의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의 ‘수상함 배기열 회수 초임계 CO2 발전 기술 개발’ 과제로 수행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주관하는 컨소시엄(원자력연구원, 진솔터보기계, 한국과학기술원, 포항공과대학교)의 공동 연구로 이번 성과를 달성했다.
차재은 선진SMR기술개발부 책임연구원은 “이번 분기점 달성 시험을 통해 밀폐형 고효율 초임계 CO2 발전 시스템 개발 기술을 한국에서 최초로 성공시킬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며 “현재 목표로 하는 정격 출력 시험(총 출력 500kW)을 달성하고, MW급 발전시스템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